더 이상 갈 수 없는 여행지
더 이상 갈 수 없는 여행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2-12-20 06:34 조회 4,026 댓글 0본문
외국여행 계획하세요?…이 관광지 더는 못 갑니다
등록 2022-12-15 17:46
수정 2022-12-20 09:59
수정 2022-12-20 09:59
<시엔엔>, 2023년 사라진 관광지 취합
9·11 박물관, 홍콩 수상 레스토랑 등 폐쇄
코로나19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1∼10월 해외관광객을 411만9267명으로 집계했다. 2월이 11만2722만명으로 가장 적었고, 10월에는 77만3480명이 해외여행을 떠났다. 이는 지난해(122만명)와 견줘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국내를 막론하고 전 세계 관광지에 온기가 채워지고 있지만, 방문을 원해도 더는 갈 수 없는 장소도 생겼다.
<시엔엔>(CNN)은 14일 ‘2023년에 방문할 수 없는 관광지’를 정리해 보도했다. △미국(3곳) △홍콩(1곳) △싱가포르(1곳) △아일랜드(1곳) △일본(2곳) △영국(1곳) 등 7개국 10곳으로 잠시 문을 닫거나 영구 폐장한 장소가 대상이다.
방문할 수 없는 이유로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 문을 닫은 곳이 가장 많았다. 미국 뉴욕 ‘9·11 헌정 박물관’은 올해 8월 건물을 폐쇄하고 투어 등 프로그램도 전부 종료했다. 박물관에 전시한 세계무역센터 잔해, 긴급구조대 장비, 비행기 부품, 희생자 유품 등은 뉴욕 주립 박물관 등으로 옮겼다. 9·11 헌정 박물관장이자 유가족 협회장인 제임스 애덤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2020년에는 3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지만 2021년 2만6000명으로 줄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박물관 경영 유지를 위해 뉴욕 문화부 등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도움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엄’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곳은 노아·카론 데이비스 부부가 2012년 세운 갤러리이자 문화 커뮤니티로 유색인종 예술가들의 활동과 작품을 지지하는 장소로 유명했다. 하지만 2015년 설립자 노아 데이비스가 세상을 떠났고,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이에 비욘세와 존 레전드 등 아티스트가 지지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결국 올해 3월에 문을 닫았다. 카론 데이비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언더그라운드를 운영한 건 멋진 여정이었지만 그만큼 고통스러웠다”며 “현재로써는 어떤 기약도 할 수 없지만,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다른 예술 공간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전했다.
홍콩의 수상 레스토랑 ‘점보’도 가볼 수 없는 곳이 됐다. 점보는 1976년 개업 이후 홍콩 관광 안내 책자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명 관광지였지만,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줄며 줄곧 적자를 면치 못했다. 결국 점보는 2020년 3월 손실 168억원을 기록하며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점보는 가게 문을 닫은 이후에도 2년 동안 새로운 주인을 찾았으나 실패했다. 배를 기부하는 방안도 찾지 못해 결국 점보는 올해 5월 폐업한 뒤 예인선에 이끌려 홍콩을 떠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점보가 남중국해 서사군도(파라셀제도)에서 침몰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점보의 모회사인 홍콩자음식기업은 점보의 최후를 알리며 “침몰 과정에서 사망자는 없었지만 가라앉은 장소가 수심 1000m 이상이기 때문에 사실상 인양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점보의 침몰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안전했지만 거리두기 완화로 문을 닫게 된 장소도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기차 거리’는 빼곡한 주택과 상가 사이를 가로지르는 기찻길로 유명하지만, 기차가 코앞까지 다가와도 기념사진을 찍는 데 몰두하는 일부 관광객 때문에 오랫동안 안전상 문제가 지적됐던 곳이다. 이에 베트남 당국은 2019년 기찻길 인근 상점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업주들의 반발과 코로나19로 인한 방문객 감소로 3년간 답보했다. 최근에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며 다시 안전상 문제가 불거지자 당국은 9월 기차 거리에 경고 표지판을 세우고 경찰을 배치하는 등 출입 통제를 시작했다. 철도 인근 모든 카페의 사업자 등록도 취소했다. 기찻길 자체는 남았지만, 기차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셈이다.
이와 별도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관광지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조류 공원인 ‘주롱 새공원’은 내년 1월3일 이후 운영을 중단한다. 다만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주롱 새공원은 싱가포르 북부의 만다이 야생보호구역으로 이전한 뒤 내년 2분기 중 ‘버드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할 계획이다.
황인솔 기자 breezy@hani.co.kr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