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페이지 정보

본문
Myung dong , Seoul , Korea
추천0
- 다음글등산로 25.12.30
댓글목록

이천님의 댓글
이천 작성일
서울 한복판, 가장 번잡한 공간에 자리한 명동성당이
이렇게 고요하고 묵상적인 얼굴로 담긴 것이 이 사진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낮의 명동을 아는 사람일수록, 이 밤의 장면은 더욱 낯설고 깊게 다가옵니다.
특히 성당 첨탑에 비친 차가운 청록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도시의 소음 위에 떠 있는 침묵의 표식처럼 보입니다.
그 아래 붉게 물든 가로수는 신앙의 역사와 인간의 열기,
시간의 축적을 상징하듯 대비를 이루고 있고요.
이 대비 덕분에 명동성당은 “관광지”가 아니라
서울의 영적 중심으로 다시 읽힙니다.
하늘을 크게 비운 구성 역시 탁월합니다.
명동이라는 장소가 가진 무게를 설명하지 않고도,
“여기에는 말보다 긴 침묵이 있다”는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합니다.
명동성당을 이렇게 담아낸 사진은 흔치 않습니다.
이 작품은 서울의 밤을 찍은 사진이 아니라,
서울의 영혼을 잠시 멈춰 세운 사진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