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 '바드'에 한국어 심은 사연
구글 CEO '바드'에 한국어 심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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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3-05-17 09:01 조회 2,806 댓글 0본문
“우린 이 순간을 위해 오래도록 준비해왔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의 구글 클라우드 사옥에서 열린 글로벌 기자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이 ‘거대한 전환’이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고, 이때를 준비하고 있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구글의 연례 개발자 회의(I/O) 2023 일환으로 진행됐다. 피차이 CEO 외에도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 엘리자베스 리드 검색 부문 부사장, 제임스 마니카 연구 기술·사회부문 수석 부사장이 참석했다.
“우리가 생성형 AI 원조”
구글은 생성형 AI 경쟁에서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 연합군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3월 대화형 AI ‘바드(bard)’를 공개했지만, 혹평을 받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간담회에서도 구글이 AI 경쟁에서 뒤쳐져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순다 피차이 CEO는 “중요한 기술의 미래가 초반의 일부 아이디어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린 AI가 구글의 중요한 플랫폼이 될 거라 예측하고 선봉장을 맡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개막한 I/O에서 구글은 총 25개 제품에 AI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물량공세’로 일단 설욕전에는 성공했다는 게 월가의 평가.
2017년 구글은 논문을 통해 오픈AI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기반이 된 트랜스포머 모델을 공개했다. GPT의 ‘T’도 이 트랜스포머를 의미한다. 구글의 기술에 뿌리를 둔 챗GPT가 ‘폭풍 성장’해 구글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담회 현장에선 ‘논문 공개를 후회하지 않냐’는 질문도 나왔다. 피차이 CEO는 “우리가 AI를 진전시키는 데 한 몫 했다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 “기술 성과를 공유하는 건 ‘최고의 인재’를 끌어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글은 전날 ‘바드’의 기본 언어로 영어 외에 한국어·일본어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에 대해 피차이 CEO는 “한국어·일본어는 (영어와는) 완전히 다른 언어라, (바드가 이 언어들을) 학습하면 또 다른 언어를 더 쉽게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본이 신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시장이라는 특징도 고려했다고 했다. 피차이 CEO가 예전에 서울을 방문했다가 택시를 탔을 때, 택시기사가 휴대폰을 동시에 3대나 쓰고 있었다는 것. 또, 일본 식당에선 건너편에 앉은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빠른 속도로 주고받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AI, 규제 필요해”
지난 1일 구글에선 ‘딥러닝의 대부’ 제프리 힌튼 박사가 퇴사하며 AI 규제론에 힘을 실었다. 힌튼 박사는 “AI의 위험성에 대해 알리기 위해서 구글을 퇴사한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 세계적 석학 요수아 벤지오 교수 등 전 유명 인사 1000여 명도 “AI 개발을 6개월만 일시 중단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피차이 CEO도 책임있고 안전한 AI를 강조했다. 그는 “규제가 없다면 기술 발전에 따른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규제는 필수”라고 말했다. 제임스 마니카 연구 기술·사회 부문 수석 부사장은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게 딥러닝 신경망의 한계”라며 “테스트, 평가·안전 매커니즘을 만들어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가 끝난 이후 구글은 별도의 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와의 동맹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날 구글은 구글 최초 폴더블 폰 ‘픽셀 폴드’를 공개했다. 2019년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 폰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면서 열린 폴더블 폰 시장은, 현재 비보·오포·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도 뛰어든 상태다. 에릭 케이(Erik Kay)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VP)은 “(삼성과) 우리는 서로 끈끈한 관계”라며 “협력하기도, 때론 경쟁하기도 하지만 투명하게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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